인생에서 처음 쓰는 회고록이다. 그동안 살면서 지난 일을 돌이켜볼 생각은 안 해봤던 것 같다.
'이미 지나간 일 굳이 돌이켜봐서 무엇하나'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았던 것 같다.
하지만 몇 달 전부터 독서를 시작하면서 글 읽는 재미와 글을 쓰는 것의 중요성을 보았고
내년에는 더 발전한 자신이 되기 위해서 회고록을 쓰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또 올 한해를 돌아보는 게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해서 작성해보려고 한다.
처음 쓰는 글이라 아마 망하겠지?.... 글 쓰는 것도 습관이 돼서 몇 년뒤 이 회고록을 다시 읽어보면
얼굴 붉히며 이불킥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학사와 자격증
올해 나에게 있어 가장 큰 이벤트라고 볼 수 있다. 나는 대학교를 나오지 않았고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점을 채우고 있었다. 사실 학점은행제도 무려 2019년에 처음 시작했었는데 큰 목표는 없었고 그저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4년제 학위를 받고 싶어서 시작했었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보니 학점은행제를 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조차 아깝게 느껴졌고..(지금 생각해 보면 진짜 얼마 하지도 않는 돈이었는데...) 과제나 시험을 보는 것도 귀찮아서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가며 내팽개쳤었는데 개발자로 일을 하다 보니 기초 컴공 지식이 부족한 것을 깨달았고 그제야 나는 본격적으로 학점은행제를 다시 시작했다.
그렇게 열심히 진행한 학은제는 올해 마무리가 되어 결국 4년제 학위를 손에 넣었다. 뭐... 캠퍼스 라이프를 즐겨본 것도 아니고 또래 친구들과 함께 과제를 진행하거나 놀아본 것이 아니라 학위는 별 감흥이 들지 않았던 것 같다. 오래 전부터 시작했었는데 큰 짐 하나가 없어진 느낌정도? 홀가분함은 있던 것 같다. 학위보다 더 기뻤던 것은 학위가 나오자마자 정보처리기사 시험을 치렀는데 운이 좋았는지 필기, 실기 전부 한 번에 합격했다.
덕분에 나는 올해 늘 바래왔던 학사와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여행
올 해 키워드에 여행이 빠져서는 안 될 것 같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나에게 있어 여행은 동네 마실 나가는 것과 멀리 나가봐야 제주도였다. 하지만 올 해는 두 번이나 일본에 다녀왔다.
상반기는 여자친구와 함께 후쿠오카에 다녀왔는데 솔직히 살짝 실망했다. 날씨는 많이 더웠고 나름 준비를 하고 갔는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이 없던 것 같았다. 그래도 여자친구와 함께라 더 웃으면서 재밌게 놀았던 것 같다.
하반기에는 가족여행으로 오사카를 다녀왔는데 날씨도 선선하고 일정도 넉넉하고 굉장히 비싼 료칸도 예약해서 엄청나게 재밌게 놀았던 것 같다. 물론 이곳저곳 너무 많은 곳을 돌아보려고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다 보니 교통비가 엄청 나왔지만 덕분에 좋은 가르침을 받았던 것 같다.
이렇게 일년에 두 번이나 해외여행을 다녀오니 시간도 더 금방 가는 것 같고 여행을 기다리는 시간에 두근거림으로 인해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냈던 것 같다. 그래서 내년에도 2번 이상 해외여행을 가려고 한다.
독서와 외국어
나는 독서와는 담을 쌓고 살던 인간이었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10월? 정도부터 독서를 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하얀 배경에 검은 글씨만 보면 잠이 쏟아졌고 책에 몰두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던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책을 읽다 보니 내가 책 속에 들어가 해당 인물이 겪었던 일들을 겪는 것 같은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는데 그렇게 되니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에 빠졌던 적이 있다. 덕분에 지금은 매달 3~4권 장르에 상관없이 (경제, 에세이, 자서전, 소설,...) 읽고 있는 것 같다.
지금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왜 그동안 독서를 안 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내가 모르던 지식들이, 세상이, 마음이
이렇게나 많았는데 말이다.
그리고 위 내용에서도 나왔지만 이번에 일본 여행을 두 번이나 다녀왔다. 애니를 많이 보다 보니 어느 정도 일본어를 구사하기는 했지만 여자친구와 일본에 놀러 갈 때 더 도움이 되기 위해서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일본에 놀러 가니까 들뜬 마음에 시작했다고 생각했는데 상당히 진심이었던 것 같다. 지금도 매일 일단어를 외우고 일본어 동화책을 읽고 있으니 말이다.
이전에는 간혹 유튜브에 알고리즘으로 나오는 일본어 제목을 보면 지나쳤지만 지금은 그런 제목 하나하나 읽어보는 재미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렇듯 올해의 나는 알게모르게 조금씩 발전해나가고 있다.
아쉬운 점
건강을 챙기지 못한 것 같다. 매일같이 열심히 일하는 것은 기본이고 학사와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하고 여행 계획을 작성하고... 라고 말은 하지만 다 핑계다 일하고 돌아와서 공부하고 집안일하고 솔직히 시간이 조금 남는다. 분명 하루 모든 일정을 마치고 잠이 들기 전까지 시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피곤하고 힘들어서 그냥 누워서 유튜브를 보았고 저녁에 여자친구와 함께 맛있는 음식들과 술로 하루를 마무리하기 바빴다.
덕분에 나는 올해 최고 몸무게를 기록했다. 턱은 더이상 어딨는지 보이지 않으며 배는 말도 못 하게 튀어나왔다.
그리고 거의 매일 술을 마시니 피부도 안좋아져서 몸이 성한 곳이 없어졌다.
올해 목표했던 것들이 어느정도 이루어지니 기분이 좋아 나에게 너무나 관대해진 것이 문제인 것 같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정밀하게 목표를 세우고 천천히 이루어나가면서 내 몸매 관리도 시작하여
이전에 인기 많았던 나로 돌아가겠다.
마무리
올해는 나에게 있어 제일 많은 것을 이룬 년도이지만 그만큼 거만해지기도 한 것 같다.
올해 아쉬웠던 점등을 보완하여 내년에는 좀 더 많은 것을 이루려고 한다.
내년에 이 회고록을 보며 과거의 나를 비웃을 수 있도록 2024년도 부지런히 달려보자.